최은택 기자/ 승인 2021.09.27 07:12

신현영 의원 "'모털리티 컨퍼런스'처럼 리뷰 필요"
'의료계 정치아카데미' 등 체계적 소통채널도

의사출신 국회의원, 그것도 여당에 소속돼 있으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법률안을 직접 심사했던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에게 '수술실CCTV법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신 의원은 24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수술실CCTV법안'과 관련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또 진료현장을 경험한 의사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는데, 신 의원의 흐르다만 눈물은 말로 하지 못하는 많은 말들을 함축하고 있었다.

신 의원은 먼저 이른바 '수술실CCTV법안' 국회 통과와 관련해 "의료계의 원망과 외과계의 우려, 충분히 공감한다. 원망의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들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은 2년 유예기간을 둔 관련 개정의료법이 공포된 날이기도 했다.

신 의원은 "국회에 와서 느낀 건 어떤 직군도 민심을 거스를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때문에 민심의 목소리를 얼마나 잘 경청하고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지가 중요한 세상이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CCTV법안은) 최동익 전 의원부터 시작해 그동안 여론의 변화가 있었고 정부 입장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의료계는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의원은 특히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면 '모털리티 컨퍼런스'를 통해 사망과정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졌는지 리뷰한다.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의학적인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CCTV법안도 같은 맥락에서) 의료계의 노력과 국민과의 소통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전문성과 국회 간 관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사안은 사회적 영역의 문제들이다. 의료계 내에서 의학적 결정을 할때 이루어지는 과학적 결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저도 이곳에 와서 느꼈다. 과학에서는 다양한 전문가가 다른 주장을 할 때 이를 수렴하기 위해 여러 근거를 제시하면서 근거수준을 만들어가지만, 사회적 영역에서의 의사결정은 다양한 단체와 조직의 첨예한 의사결정을 수렴하면서 가장 최적의 안을 만들어 간다. 그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이 때는 근거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상당한 다수의 의견과 약자, 피해계층에 대한 보호까지도 고려해서 결론을 낼수밖에 없다. 정치가 그런 것이다. 가령 코로나19 대응도 과학적 영역에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면서 국회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국회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은 학문적 의사결정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정치적 의사결정에 대한 작동기전이 어떻게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의견 개진 및 관철에서의 노력이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의원은 그러면서 두 가지를 이야기 했다. 하나는 이번 CCTV법안 입법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다.

신 의원은 간담회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는데, 의사출신 국회의원이 입법에 동조했다는 의료계 일각의 일방적인 비판에 대한 서운함으로 비춰졌다.

신 의원은 "입법과정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했는 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리뷰 해주길 바란다. 입법논의 내내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를 정리해 의원실 벽에 걸어놓고 어떻게 입법에 녹여낼 지 고민했다. 2년간의 유예기간도 그렇지만, 예외조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5개 항목의 예외사항이 법률에 반영된 건 그런 고민과 노력의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이필수 의사협회장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어 "(의사출신 국회의원이어서가 아니라 의료쟁점은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의료계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또 그런 목소리가 국회 입법논의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번째로 언급한 건 국회와 정치에 대한 의료계의 체계적인 채널 구축 필요성이었다.

신 의원은 "의료계에서도 정치 아카데미 같은 게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직간접적으로 나마 정치를 경험하고 소통하는, 그런 능력과 경험을 교육을 통해 기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의원은 그런 일환으로 한 병원으로부터 수련의를 파견받아 의료쟁점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또 의사 뿐 아니라 보건의료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한 연속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신 의원은 "(의사면허 자격 등 의료계를 규제하는 법안들이 지금도 산적하다.) 결과를 놓고 비판만하기 보다 (CCTV 입법 등 의료관련 쟁점법안의) 전 과정을 리뷰하고 앞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합리적이고, 그러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안을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 이런 걸 풀어내는게 국회에서의 제 역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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