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경준 기자/승인 2021.04.14 07:29

로슈, 회계상 영업이익 매년 손실...수수료 수익 통해 순익은 상위권

한국로슈의 매출을 이끄는 품목 중 하나인 '아바스틴'은 지난해 1,181억원(아이큐비아 기준)의 매출 올렸다.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몇 안되는 1천억원대의 블록버스터지만 정작 내막은 기이한 구조다.

뉴스더보이스는 의약품수출입협회의의 협조를 얻어 지난해 아바스틴 수입 신고액을 살펴봤다. 16ml(수입신고단위 16ml/VIAL/PACK) 6014만 달러, 4ml 3040만 달러 등 총 9054만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지난해 평균환율 1,180원을 대입 원화로 계산하면 106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대비 수입원가가 90%에 달한다.

유독 지난해만 수입액이 높은 것도 아니다. 2019년 수입신고액은 16ml 6033만달러, 4ml 3028만 달러 등 총 9061만 달러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19년도 매출도 1193억원(아이큐비아 기준)이다.

주목해 살필 아바스틴의 또 다른 특징은 2~8도 내장보관 의약품으로 유통기한은 24개월 이라는 점. 즉 수입과 물류과정에서 리퍼 컨테이너, 냉장차량를 이용하고 냉장보관 필요해 관리비용이 큰 품목이다.

또한 일반적인 의약품(3년) 대비 짧은 유통기한으로 생산, 수입과정의 소요기간을 고려시 판매가능 기간은 아무리 넉넉하하게 잡아도 1년 6개월을 넘지 못하는 만큼 엄격한 재고관리가 요구되는 의약품이다.

단 2년 자료만 살펴도 충분한 진단이 가능한 품목으로 부가가치세 등을 고려하면 수입원가와 매출의 차이는 더 줄어든다.

이같이 매출과 수입 원가구조가 유사해진 것은 최근 2년사이의 일이다. 1045억매출을 기록했던 2018년 수입신고액은 6543만달러(약 750억), 2017년 920억원 매출시에는 수입액이 5702만달러(약 660억)다. 다른 의약품 대비 수입원가율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2년처럼 매출과 수입액 격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은 아니었다.

아바스틴의 기이한 수입액 구조는 다른 제약사 제품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로슈의 다른 품목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지난해 젤로다의 경우 10정 들어 있는 6개 및 12개 PTP포장 박스단위 두가지가 총 625만불어치 수입됐다. 원화로 73억원 정도고 매출은 100억원을 넘는다. 타쎄바는 수입신고액이 60억원정도고 매출은 90억원 수준이다.

아바스틴 관련 본사와 지사간의 거래방식에 대한 정책 변화로 분석되나 통상 의약품 수입 형태와 전혀 다른 형태의 거래관계다.

아바스틴을 대표적으로 수입원가가 높은 품목으로 살폈지만 로슈의 매출원가율은 2008년 이후 80%대 전후를 유지하며 글로벌제약사 중에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도 81.1% 수준이다.

원가 비중이 크다보니 당연히 영업이익은 회계상 늘 적자다. 최근 10년 사이 영업이익이 흑자를 본 해는 '이전가격(transfer price) 조정'을 사유로 회계기준이 바뀐 2018년(6억원 영업이익) 딱 한 차례 뿐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지만 정작 당기순이익은 글로벌제약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 19에도 불구 지난해 당기순익은 297억원으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이유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계략적으로 나마 분석 가능하다. 영업은 적자지만 영업외 수익으로 잡히는 수수료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2019년 212억원, 올해는 482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영업적자를 메우고 순익을 발생시키는데 넉넉한 금액이다.

결국 회계상 수수료 수입의 상당 부분은 수입금액을 높게 책정한 대신 수입거래과정에서의 수익을 본사와 한국지사간에 간에 일정비율로 나누도록 합의하고 이에따라 지사가 확보한 수익부문으로 판단된다. 간단하게 풀이하면 보여지는 수입금액만 높게 책정됐을 뿐 사전 또는 사후 수익분배가 진행되는지 여부가 파악되지는 않지만 결국 실제 수입 가격은 낮다는 이야기다.

매출이 큰 아바스틴 대표적으로 살폈을 뿐 일부 품목에서 수입 원가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보인다. 이같은 본사와 한국지사간의 거래 형태의 변화에 대한 진단을 조심스럽다. 세금을 포함 영업지표 등 한국지사 입장에서 유리해 보이지 않는 거래조건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다만 이같은 읽히지 않는 거래 관계로 인해 글로벌제약사의 영업이익과 매출원가율 등 경영 전반에 대한 해석 과정은 더욱 복잡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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