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택 기자/ 승인 2021.05.31 06:31
강주성 이사장 "의료계가 나서서 먼저 선언해야 할 일"
내년도 보험수가 협상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의약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수가협상은 "그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실제 2차까지 협상을 마친 의약단체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김 이사장의 발언을 다시 인용하면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은 지쳐있고 가입자는 경제·고용 위기로 기업·가계가 한계 상황이며, 공급자는 의료이용량 감소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올해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의약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경영상황을 보험수가 인상으로 만회하고 싶어할 텐데,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일반국민)의 살림은 더 어려워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보건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고통분담 차원에서 내년도 보험수가와 보험료율을 동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준)사회적협동조합 '건강벗'의 강주성 이사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예 이런 입장을 공개 표명하고 나섰다. 강 이사장은 현재 간병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간병시민연대에서도 활동 중이다.
강 이사장은 "작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개별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가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전 세계 각국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고, 이는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부지기수로 늘었고, 이에 따라 일반 국민들의 일자리는 급격히 줄었다. 중소기업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전 국민이 모두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넘어서 간신히 생활을 지탱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강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도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감염 우려로 의료이용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삶이 곤궁해지면서 일반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줄고 이에 따라 의료기관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의료기관과 그에 종사하는 의사 등 의료인들의 어려움은 일반 국민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약사도 마찬가지다.) 건강과 질병으로 인한 의료 이용은 아무리 생활이 어렵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료공급자는 국민과 환자들에 의해 그 존재가 가능한 사람들이다. 의사가 없는 환자는 존재하지만, 환자가 없는 의사는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내년도 보험수가와 보험료율 동결로 의료계가 전 국민의 아픔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이사장은 "그런데 가입자단체나 (의료서비스) 공급자단체 모두를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곳이 한 곳도 없다는 것에 매우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국민들이 실직과 폐업으로 건강보험료도 못내고 체납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와 보험료를 동결하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에 의해 그 존재가 가능한 의료계가 먼저 선언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강 이사장은 "의료계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의료계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함께 공존하자는 일이고 의료인에 대한 전 국민적 신뢰와 연대를 강화하는 일이기도 하다. 수가 동결, 보험료 동결은 '같이 살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보공단과 의약단체는 31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순차적으로 3차 협상을 진행한다. 협상시한은 이날 자정까지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3차 협상부터 자정을 넘긴 다음날 새벽까지가 실질적인 '협상의 시간'이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불만족스런 건보공단의 인상률 제안에 '건정심行' 운운할게 아니라 의사협회, 병원협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협회 등이 '수가동결' 선언으로 국민과 아픔을 공유하면서 공존하는 길을 찾으라고 공개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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