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윤희 기자/ 승인 2021.09.06 06:09

국내 첫 도입 코로나19 백신·무상공급 '빛바래'
정치적 프레임에 백신 접종 '거부'로 수모
국산 백신 개발 '주춧돌' 역할…SK바사 '수혜'
한국정부 '대조백신' 요청 흔쾌히 수락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이라는 타이틀과 무상공급이라는 의미는 사라지고 상처뿐인 영광만 안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한국 정부가 맺은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이 지난달 말일을 기점으로 완료됐다. 2000만 도즈에 대한 공급계약이 완료된 시점에서 만난 AZ측 관계자는 직계약이 완료된 의미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국내에 도입된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자, 제약사가 나서서 무상공급을 약속한 유일한 백신이기도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대유행 속에서 고위험군만이라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국내 도입이 결정됐다.

정부와 직계약 성사 직전까지 '첫 백신'이라는 무게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AZ의 결단은 빨랐고, 백신 공급 속도 계획대로 였다.

AZ의 보이지 않는 협력이 점점 퇴색되기 시작한 것은 해외발 안전성 논란과 국내 접종자 사망소식이 나오면서부터다. 잘 알려진 대로 정치권에서는 AZ백신을 '문정부 백신'으로 부르며 안전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국내 도입 첫 백신'이라는 무게가 결국 안전성 논란에서 정치적 이슈로 옮겨붙으며 원치않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AZ관계자는 "전례없는 대유행 속에서 백신 공급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 이런 결과로 돌아올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안전성 논란에 기름부은 건 정치적 공세였다. 정치권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AZ백신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 가운데서도 AZ는 국내 백신 공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는 사실상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와 협력에 기반해 단순한 백신 제조 기술 보유를 넘어 백신 개발 기술력까지 보유하게 됐다.

결국 아스트라제네카와 SK바이오사이언스, 정부가 맺은 협력은 국내 백신 개발력 향상과 한국 정부의 공신력 확보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다.

한국 식약처는 WHO의 권한을 위임받아 국내에서 제조되는 AZ의 백신에 대한 세계 수출 검증을 맡게 됐고, 국내에서 제조된 AZ백신은 코벡스퍼실리티를 통해 7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AZ가 한국에 지속적인 '호의'를 갖는 이유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논란에도 AZ는 한국에 대한 '호의'를 여전히 나타내며 협력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백신공급은 공익이 우선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AZ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은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AZ는 발빠른 한국의 제약·바이오 시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발전 가능한 신약 후보 물질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앞서 AZ는 중국시장에 많은 투자를 지속했는데, 현재는 회사 전체 매출의 30% 가량이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가 타깃하는 목표는 중국을 기반으로 한 아시아 시장인 것.

회사측 관계자는 "2019년 중국 진출 제안을 국내사에게 먼저 한 것도 AZ"라면서 "한국 기업들이 연구하는 물질을 같이 연구하는 방법과 투자하는 방법, 투자 회사를 소개하는 방법 등 다양한 안들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한국에 투자하면 중장기적으로 쌍방이 발전하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를 하는 것이 AZ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Z는 한국 투자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을 위해 선뜻 대조백신을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상표 사장은 "국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임상시험을 위해 AZ 코로나19 백신을 대조임상 연구 목적으로 무상 제공키로 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은 전 세계적인 팬데믹 위기 해결을 가속화하고,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을 이전하며 원액 생산부터 병입 포장까지 백신 생산의 전 과정을 전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와 함께 유럽연합GMP 인증 획득, WHO 긴급사용 승인 등 해외 수출의 전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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