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태선 기자/  승인 2023.06.14 06:11

환자 "심정지 진단 지연" VS 의료기관 "예견 어렵고 적절 치료"

A상급종합병원은 우울증으로 처방받은 약물인 항우울제 '프로작 확산정' 등을 50T 과량 복용해 응급실을 내원한 30대 여성 환자에 대해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심전도 검사 등 진행후 수액 및 소화성 궤양 치료제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이후 발작으로 보이는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났고 이후 환자 심정지 상태를 확인됐고 심폐소생술 및 에피네프린 투여 등 응급처치 시행, 중환자실로 입원해 뇌손상 진단 하에 인공호흡기 유지한 상태로 치료중이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최근 의료사고예방 소식지를 통해 이같은 분쟁사건을 공유했다.

해당 환자는 약물의 과량 복용으로 A의료기관에서 경과 관찰을 받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으나 심정지를 인지하지 못해 적기에 치료가 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뇌기능의 심각한 부전 및 향후 의식 회복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 의료기관은 음독 후 21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서 심정지의 발생이 예견되지 어렵고 심정지를 인지한 후에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했다며 환자에 맞섰다. 

중재원은 이와 관련 적절성 및 인과관계를 판단했다. 

먼저 적절성의 경우 응급실 내원 환자에 대한 처지 및 경과 관찰에 대해, 응급실 의사지시기록지에 환자에 대한 심전도 및 산소포화도 모니터링을 실시하도록 명시됐음에도 CCTV 자료화면에서는 침상 변경시 심전도 모니터링이 제거됨에 따라 심정지가 발생할 때까지 지속되지 못했다고 봤다. 

또 CCTV자료화면에서 발작으로 보이는 증상이 여러 차례 간헐적으로 보였으나 이에 대해 의료진의 인지와 기도확보 등 주의 관찰 및 처치가 없었으며 보호자가 환자 상태를 확인 요청한 시점까지 환자를 관찰한 기록이 없어 경과관찰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심정지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보호자의 이야기를 듣고 침상에 도착한 시간부터 심폐소생술을 시작할 때까지 1분 42초가 소요되어 심정지가 신속히 확인됐다고 보 수 없으나 심정지 발생 후 처치는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인과관계의 경우 환시 등의 증상이나 발작은 부프로피온 성분 제제의 과다 복용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부합하므로 해당 약물의 독성은 심정지와 관련이 있다면서 해당 약물은 지속형 제제이므로 환자가 내원한 후 심한 독성 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반복된 발작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심정지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고 심전도 모니터링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조기에 심정지를 인지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뇌손상을 입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환자측은 6억원의 손해배상을 신청했으며 중재원은 조정을 통해 A의료기관이 3억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한편 중재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예방시사점을 논했다. 

중재원은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질환자는 자살 등의 이유로 본인이 복용하던 항우울제, 수면진정제, 향정신용제를 과다 복용해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이런 약물은 의식변화와 더불어 드물게 심부정맥, 호흡부전, 발작 등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런 환자들에 대해 의료진의 주기적인 관찰과 함께 지속저긴 심전도, 혈압 및 산소포화도 등의 생체징후 사인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이와함께 "응급센터로 내원한 약물과다 복용자의 경우 불안감, 공격적 행동 등으로 사지억제대를 이용해 환자를 억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환자를 응급센터 구석으로 격리 조치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자칫 환자의 위중 상태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응급처치가 지연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사지억제 환자는 가능한 의료진을 수시로 관찰 가능한 구역에 위치시켜 반드시 생체징후 사인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수시로 담당 간호사나 보호자에게 관찰하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항우울제 50T 복용 환자, 상급종합병원과 분쟁...그 결과는 -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newsthev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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