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태선 기자/  승인 2025.05.16 00:02

건약, 15일 의약품 정책의제 세 번째로 환경정책 개선안 제시

뒤쳐진 제약산업 환경정책을 국제 규제변화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대선에 앞서 새로운 사회변화에 맞춰 새로운 의약품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건약은 "국내 폐의약품 관리 체계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에 따르면, 불용의약품을 쓰레기통, 하수구, 변기에 버리는 비율이 55.2%에 달하고, 국민 대다수가 폐의약품 처리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며 국내 제약산업의 환경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건약은 "부적절한 폐의약품 처리의 심각성은 최근 관련 연구 결과에도 명확히 드러났다"며 "지난해 9월 게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전국 70곳의 정수장 원수에서 30종, 정수처리를 거친 물에서 17종의 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고혈압치료제인 텔미사르탄의 위해지수(PQ)가 생태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이 1.0인데 그것보다 12배 높게 측정됐고 그 외에 항생제인 클래리트로마이신, 록시트로마이신이나 우울증치료에 사용하는 라모트리진 등도 잠재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건약은 폐의약품 수거와 관리 체계는 전국적으로 통합된 법률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수거방식이 다르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약국이나 보건소가 의무적으로 폐의약품을 수거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단위의 통일된 제도를 가진 국가들의 폐의약품 수거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제적으로는 이미 의약품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 지목했다. 미국(1998년), 캐나다(2001년), 유럽연합(2006년), 일본(2016년) 등은 이미 의약품 허가 시 환경위해성평가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쳐져 있다고 꼬집었다. 동물용의약품의 경우 허가시 환경위해성 평가를 시행하지만, 인체용의약품의 허가에 따른 환경위해성 평가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약은 "다수의 OECD 국가들은 의약품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폐의약품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수거 및 처리에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생산자가 소비자의 직접 건강피해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에 의한 간접피해도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생산자책임확대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도 시행은 폐의약품 수거율의 향상과 직접 연관된다며 프랑스, 스웨덴, 포르투갈 등 폐의약품 수거율이 높은 국가들은 모두 생산자책임확대제도를 갖추고 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며 한국은 이제까지 폐의약품 수거함 제작비용을 제약사의 후원으로 제작하거나 회수과정에서 일부 유통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약은 세 가지 정책을 제안하고 변화를 주문했다. 

먼저 의약품 생산자책임확대제도(EPR)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에서도 의약품 제조·수입업자를 상대로 폐의약품 회수 및 처리를 책임지게 하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유럽의 사례와 같이 제약회사의 판매량에 비례한 분담금 납부 체계를 마련하거나 전문적인 생산자책임기구(PRO)를 운영하는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협력도 필요한 상황이다고 주문했다. 

또 수거체계정책 일원화 및 폐의약품 수거율 제고방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상이한 폐의약품 수거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통일시키는 폐의약품 수거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회수거점을 모든 약국과 대형마트, 주민센터 등 공공장소로 확대하는 등 수거장소의 편이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으며 그 외에 폐의약품 수거율을 제고하기 위해 의약품 포장에 폐기 방법 및 수거 장소 안내를 의무화하거나 과거 건전지 수거사업의 사례처럼 정기적인 회수캠페인을 실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의약품 사전환경위해성평가제도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도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FDA의 최신 환경위해성평가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국내 의약품 허가 시 환경위해성을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환경위해성이 높은 의약품에 대한 처방 제한, 대체 약품 개발을 촉진하거나 의약품별 맞춤형 폐기 지침을 마련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환경 모니터링을 통한 의약품 오염 실태 조사 및 대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건약이 "이ㄹㄴ 정책들이 실현된다면 의약품에 의한 환경오염 피해를 감소시키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국제 환경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제약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폐의약품 관리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의약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적 관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환경과 건강을 함께 지키는 의약품 정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4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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