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준 기자/ 승인 2021.10.18 16:37

1차 의료기관 원격의료 선호에 응급의료 과부하 원인

노동당 조나단 애쉬워드 의원 트윗 

"약사 독립처방 이미 된다고 복지부 장관에게 말해줘" 영국의 야당인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 복지장관 조나단 애쉬워드(Jonathan Ashworth)의 11일자 트윗 내용이다.

지난 11일 영국 보건사회부 사지드 자비드(Sajid Javid) 장관이 약사에게 처방권을 부여토록 하겠다는 발언과 관련, 이미 법적으로 간호사에 이어 약사까지 처방권이 부여된 제도와 낮은 보건의료 지식을 가진 보건부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다.

해프닝은 뒤로 하고 갑자기 보건사회부(한국의 복지부) 장관이 약사의 처방권 확대 이야기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

되집어보면 코로나19로 장려됐던 원격의료가 그 발단이다. 위드코로나 선언 이후에도 1차 의료를 담당하는 GP(general practitioner)는 여전히 현재도 원격의료를 선호한다.

코로나이전 88%에 달했던 대면진료는 위드코로나 선언 이후인 지난 8월에도 58%에 그쳤다. 1차 의료부분은 원격의료가 40%이상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상황이 유지되고 있는 것.

자료출처 : BBC 뉴스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채 급하게 되입했던 원격의료로 인해 파생된 문제는 심각하다. 대면진료가 줄다보니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응급상황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 영국 응급의료시스템 'A&E'(accident and emergency)에 과부하로 인해, 응급환자의 입원이 지체돼 구급차에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나서 GP의 대면진료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의료계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대면전환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영국정부는 급한대로 임시 의사와 직원고용 지원을 위해 코로나 기금을 활용 2억 5천만 파운드를 투입했지만 영국의사협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루 12시간 넘게 진료를 보고 있는 GP의 과부하 해소에는 역부족이고 또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해외 의사 수입 등 다양한 중장기적인 해법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당장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재까지 병원약사에게 일부 허용됐던 약사의 독립처방 범위가 지역약국까지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와관련 지난 14일 왕립약사회 클레어 앤더슨(Claire Anderson) 회장은 더 타임즈에 기고문을 통해 복지부 장관의 약사 처방권 확대 방침에 환영을 뜻을 표했다.

앤더슨 회장은 이미 약사의 20%는 처방교육을 이수했음에도 불구 NHS(국가건강보험)이 재정 지원을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아 약사독립처방 제도가 가동되지 않았다며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의료 활성화가 위드코로나 선언이후 영국사회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참고로 독립적인 보건의료제도를 운영중인 웨일즈에서는 약사독립처방이 이미 정착화된 상태다. 웨일즈는 원격의료 문제보다는 GP부족에 따른 환자대기시간 증가와 건강보험재정 등이 주된 이유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046

  • 최은택 기자 /승인 2021.06.14 06:25

(대한의사협회) "의료는 산업이 아니다. 의료에서 중요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다."

(대한약사회) "기업의 이윤논리에 부화뇌동 말아야..."

이른바 '규제챌린지' 1차 과제로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조제 규제 개선, 약 배달 서비스 제한적 허용' 등을 추진한다는 김부겸 총리의 중소·중견기업 경제인간담회 발언에 의약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일방통행도 이런 일방통행이 없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가 즉각적으로 비판 성명을 내며 반발하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것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사안을 전문직능단체와 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화(숙의) 과정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던져도 되는 걸까. 더구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니 국무총리의 이번 발언이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경제계나 경제부처가 이른바 '의료산업화'와 연계되는 이런 주장을 제기해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니 조금만 틈이 보여도 일단 던지고 본다. 그래서 의약계도 경제계와 논박에 시쳇말로 '이골이 나 있다.'

의약단체는 이번 비판성명에서는 절차적인 문제를 우선 제기했다. 이런 갈등이슈를 보건의약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배제하고 발표한 건 잘못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국무총리는 일단 터트리고 복지부에 공을 던질 심산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판'을 깬 꼴이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난색을 표하겠지만 국무총리 지시로 의약계와 협의를 하려고 해도 이게 진행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의 이번 실책의 크기는 계획이 '무산되거나 철회되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사회 뿐 아니라 전세계를 '비대면', '언택트', '디지털'이 주도하는 시대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의약계 또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보건의료 환경 변화 가능성을 체감 중이다.

의사협회가 언급한 것처럼 '의료는 산업이 아니고, 의료에 있어 중요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신체 검진을 기반으로 한 대면진료가 원칙'이다. 의약품(약국)과 환자 간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국무총리의 설익은 발언은 이런 원칙을 전제로 제한적이면서 보조적인 수단에 국한해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보건의료환경에 대한 변화를 논의할 수 있는 통로조차 봉쇄해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이 더 중해 보인다.

보건의료분야는 효율보다는 안전이, '이윤보다는 생명'이 더 우선돼야 하는 영역이다. 이는 국민입장에서는 어느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의사들의 집단휴진 사태까지 감수하면서 강행한 의약분업도 사실은 매우 '불편한' 제도다. 그런데도 정착돼 20년 넘게 운영될 수 있었던 건 의약품 오·남용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불편'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세월호'의 아픔에 빚진게 많다. 그런 점에서 안전이슈는 현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나침반이어야 한다. 국민의 생명와 건강이 달려있는 보건의료분야는 더욱 그렇다.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챌린지'해야 하겠지만, '불편할 권리'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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